알리페이·유니온페이, 세계 향한 중국 '페이' 군단...갈 길은 멀었다

  • 김근정 기자
  • 입력 : 2018-06-07 07:00
  • 수정 : 2018-06-07 07:00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사진제공=알리페이 ]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계산대에는 케이뱅크, 일본 JCB, 비자, 마스터 카드와 함께 중국의 알리페이(支付寶), 위챗(微信)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중국 관광객 급증과 핀테크 기술 발전으로 중국의 결제서비스가 글로벌 결제업체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중국 결제업체가 자국 시장에서 쌓은 기반과 자금력,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남아는 물론 유럽 등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앞길이 밝기만 하지는 않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최근 보도했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시장은 확보했지만 현지인 공략은 진입 문턱이 높고 인프라가 부족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일단 해외시장 진입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는 해외관광을 즐기는 유커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 관광지에서 이들을 위한 결제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것과 연관된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해외관광객 송출국이다. 중국관광연구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1억3000만명(연인원 기준)이 해외관광을 떠나 1152억9000만 달러를 소비했다. 내국인의 동선을 따라 늘어나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중국 결제업체의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바이두]


해외관광을 떠나는 중국인이 늘자 중국 최대 신용카드업체 유니온페이(銀聯)가 2004년 가장 먼저 세계로 눈을 돌렸다.
 
유니온페이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등 시장 개척에 주력했고 이에 현재 168개 국가 및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세계 2300만개 이상의 상점과 164만대 ATM기에서 유니온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중국 내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고 핀테크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도 서비스도 내놨다. 유니온페이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20여개 은행과 함께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윈산푸(雲閃付, 퀵패스)'를 선보였다.

퀵패스는 유니온페이 칩 카드, 스마트폰 등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NFC 비접촉 결제서비스로 신용카드를 긁고 영수증에 사인하는 절차없이 태그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QR코드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25개 국가 및 지역에서 퀵패스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의 전자 결제서비스 1인자는 단연 알리바바 금융 관계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의 알리페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따라 알리페이의 해외진출 성과도 상대적으로 월등하다. 40여개 국가 및 지역의 10만여 해외상점에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며 최근에는 20여개 국가에서 세금 환급 서비스도 제공한다. 

알리페이를 빠르게 뒤쫓고 있는 텐센트의 위챗페이도 분주하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의 세금 환급 서비스 업체인 케이티스(KTIS), 큐브리펀드(Cube Refund) 등과 협력해 한국 내 세금환급센터를 15곳 늘렸다. 

이 외에 바이두의 바이두첸바오(百度錢包)와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상청(京東商城)의 징둥금융도 결제서비스의 해외진출을 시도 중이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는 작지만 바이두첸바오(錢包)도 태국 각 도시의 유명 쇼핑센터와 매장에 QR코드 결제시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홍보에 나섰다. 글로벌 결제업체인 페이팔과 협력해 중국 해외직구족도 공략 중이다.  

징둥금융은 태국 최대 소매업체인 센트럴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결제서비스를 핵심으로 영업허가를 따내고 이후 소비형 인터넷 금융, 전자지갑 서비스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 승승장구? 인프라는 '부족', 문턱은 '높아' 

"해외 결제서비스를 위해 현지에서 영업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허가를 받는 것도 어렵다.", 이는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이 한 말이다. 중국 IT 공룡 텐센트 조차도 해외시장 진출이 녹록치 않은 현실을 엿볼 수 있다.  

텐센트는 말레이시아에서 결제서비스 영업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 후에야 현지 인프라가 부족하고 일부 은행과는 연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텐센트는 현지 은행의 기술 선진화를 우선 추진 중이다. 

이처럼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은 '낙관적'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같은 시장이란 있을 수 없다"며 해외시장 개척의 난도가 높음을 토로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훌륭하나 이미 현지에 정착한 결제서비스가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렵다. 필리핀은 통일된 신분인증 체계가 부재한 상태다. 금융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금융'이라는 산업의 특성상 현지 관리·감독도 엄격하다. 해외 결제업체의 시장 진입은 기존 결제업체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협할 수 있고 금융안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초 앤트파이낸셜이 미국의 송금업체인 머니그램 인수에 나섰으나 당국의 거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장다융(張大勇) 앤트파이낸셜 해외사업부 대표는 "각각의 국가가 각기 다른 관리·감독 기준을 갖고 있으며 비즈니스 환경도 제각각"이라며 "철저한 현지화가 이뤄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바심을 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개도국으로 결제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려면 장기적인 투자와 시장 발전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사실 결제 서비스 자체는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며 인내심을 갖고 진출 국가 및 지역에  데이터 인프라 등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앤트파이낸셜은 현지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등 파트너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동남아 등 시장에 접근 중이다. 인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각기 다른 이름의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름과 서비스는 다르나 결국 핵심 기술력을 제공하고 전체 시스템을 지탱하는 것은 알리페이라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 아주차이나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