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전쟁] 미래경제 패권 향한 양국 ‘유니콘 경쟁’

  • 곽예지 기자
  • 입력 : 2018-08-22 16:07
  • 수정 : 2018-08-22 18:14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사진=바이두]

미래경제의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실탄으로 양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떠올랐다. 활발한 벤처 투자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순환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은 열흘에 한 개꼴로 유니콘을 탄생시키며 미국 실리콘밸리를 맹추격하는 중이다.

여기에다 중국계 벤처케피털의 미국 투자가 급증하며 ‘중국계 미국 스타트업’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발 빠르게 중국 자본 규제 정책을 마련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

◆중국 유니콘, 전세계 261개 중 76개...미·중 비중 76%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21일 발표한 전세계 261개 유니콘 명단에서 중국과 미국의 유니콘은 각각 76개, 112개라고 중국 매체 중국망재경(中國網財經)이 같은 날 보도했다. 두 나라의 유니콘 수가 전세계의 76%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중국 유니콘의 숫자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3월 64개였던 유니콘은 5개월 만에 12개나 늘었다. 샤오미·앤트파이낸셜 등이 정식 상장을 마치며 명단에서 빠진 대신 21개 기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미국은 감소세에 있다. 3월 116개에서 4개가 줄었다.

비율로 보면 차이가 더 명확하다. 지난 2014년 중국 유니콘은 전세계의 1%에 불과했고 미국은 75%를 차지한 바 있다

중국 유니콘의 이 같은 급성장은 막강한 자본력이 바탕이 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招商)그룹은 약 1000억 위안(약 16조355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해 주로 중국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도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대중창업, 민중혁신’ 정책을 내건 후 벤처 투자회사와 개인 투자자에 연구개발(R&D) 분야 투자 감세, 세제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방 정부도 대기업과 협력해 창업공간과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마련해 스타트업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임대료·관리비 등에서 도움을 받으니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 기간이 짧아져 기업 가치가 빠르게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 막강한 자본력으로 美 스타트업까지 노리는 中에 방패 든 미국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은 미국 스타트업까지 발을 뻗었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로디움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미국에 대한 중국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24억 달러(약 2조5900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5년의 연간 투자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벤처캐피털은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겨냥한 거액 투자로 최근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 기업과 협력 활로가 좁아지자 규제가 느슨한 스타트업 시장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대부분 투자 분야가 헬스케어·로봇·인공지능(AI)·정보기술(IT)에 집중돼 있어 미국 첨단 기술 스타트업의 중국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은 발 빠르게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7월 미국 의회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해 외국 자본의 합병과 투자가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면 이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의 조치가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텐센트, 바이두를 포함한 다수 중국 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며 미국 스타트업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자본 규제가 거꾸로 미국 기업에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 아주차이나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